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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관 장편 소설
조영관 시인의 장편 소설 "철강수첩"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는 공간입니다.
[철강수첩]15장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2/2)
15.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2/2)
두 사람이 한 구절씩 따라 부르며 기분을 내고 있을 때 저쪽 봉석이 큰소리로 삼식을 불러댔다.
"야야, 빨랑 와봐라, 토실토실한 놈들이 여럿이다."
두 사람은 부리나케 봉석에게로 달려갔다. 살림망에는 중치급의 우럭에다 망둥이 몇 마리가 꼬리를 살래살래 흔들며 헤엄을 치고 있었다.
"형님한테 우럭도 잽히긴 잽히나 보네. 초고추장 버무려 놓았으니까 빨리 고것을 회쳐 …
관리자
2019-01-22 01:16:28
[철강수첩]15장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2/2)
15.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두 사람이 한 구절씩 따라 부르며 기분을 내고 있을 때 저쪽 봉석이 큰소리로 삼식을 불러댔다.
"야야, 빨랑 와봐라, 토실토실한 놈들이 여럿이다."
두 사람은 부리나케 봉석에게로 달려갔다. 살림망에는 중치급의 우럭에다 망둥이 몇 마리가 꼬리를 살래살래 흔들며 헤엄을 치고 있었다.
"형님한테 우럭도 잽히긴 잽히나 보네. 초고추장 버무려 놓았으니까 빨리 고것을 회쳐 묵읍…
관리자
2019-01-22 01:16:27
[철강수첩]15장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1/2)
15.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1/2)
"형, 잘 잽힐까요?"
토요일 오후라 돌공장의 기계 돌아가는 소리도 그친 현장, 적막하면서도 갑자기 느려진 풍경 속으로 승용차가 꿀렁거리며 나아갔다. 봉석은 묵묵히 가속 페달을 밟아댄다. 삼식이 다시금 툴툴거리며 말을 뱉었다.
"고기를 못 잡으면 손가락 빨아야 될 텐디. 읍내 나가서 당구에다가 재기 좋아하는 홍합도 한 대접씩허면 얼매나 좋아. 형은 낚시질 해보기는 해…
관리자
2019-01-22 00:54:22
[철강수첩]14장 인생은 오케스트라
14. 인생은 오케스트라
한숨 늘어지게 자고 일어나 화장실까지 다녀온 박씨는 담배를 하나 꺼내 물었다. 그런데 옆자리에 있어야할 최씨가 웬일로 보이지 않는다. 불길한 예감에 옆 방문을 열어보고 집 주변과 공장 마당까지 둘러보았어도 최씨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했다. 성만을 깨워 물었으나 그 역시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박씨가 삐거덕대는 문짝을 함부로 열어 젖히며 안으로 밖으로 돌아다니며 엄벙덤벙 설쳐대는 바람…
관리자
2019-01-22 00:52:27
[철강수첩]13장 섬세한 여자
13. 섬세한 여자
비가 개인 후 며칠 동안 현장은 한층 바쁘게 돌아갔다. 시장 바닥이 시끌벅적할수록 갈치 장사 칼 장단이 춤을 추듯, 현장 사람들 또한 바쁘게 웍더글덕더글 복대기칠수록 몸에 신명이 붙게 된다. 찌르릉거리는 용접기 우는 소리와 쿵쾅거리는 망치질 소리, 쇠 갈아내는 그라인더 소리가 돌 깨는 소리와 경쟁하며 산기슭을 후비고 째며 현장은 어김없이 소리와 먼지들의 천국이 되어 갔다. 비가 와 눅눅하던…
관리자
2019-01-22 00:50:50
[철강수첩]12장 현장 마당굿은 걸다
12. 현장 마당굿은 걸다
사르락거리던 비바람이 휘익 기스락 물을 후벼대 빗방울이 뿌옇게 방안으로까지 들이쳤다. 활짝 열어젖뜨린 방안에는 웃통을 벗어붙인 네 사내가 둘러앉아 고스톱에 한창이었다. 풋고추가 몇 개 꽂혀 있는 플라스틱 고추장 통 옆으로 김치, 그 곁에 한 조각 남은 채로 말라 가는 두부 모, 그 옆에 달랑 꼬리만 몇 개 남은 오징어 위로 심심한 파리들은 자꾸만 날아들었다. 그 네다리 밥상 밑…
관리자
2019-01-22 00:36:25
[철강수첩] 11장 모색이냐 도피냐
11. 모색이냐 도피냐
다음날도 비는 그치지 않고 추적추적 내렸다. 쓰적쓰적 쥐 고구마 파먹는 소리를 내며 빗방울은 쉴새없이 스레트 지붕을 때렸다. 그 지붕 아래, 모기도 돌공장 기계소리도 삐거덕거리는 선풍기 소음도 없이 실로 오랜만에 노그라지게 흐무뭇한 낮잠이 있었다. 질펀하게 누워 사르락거리는 빗소리와 짹째굴 쪼로롱 숲을 털며 날아가는 새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넉넉히 행복했다. 비…
관리자
2019-01-22 00:34:47
[철강수첩] 10장 위험한 무기
10. 위험한 무기
... 움쑤셔대는 것이 곪으려는 거 아냐. 덜떨어진 놈 같으니라고. 이게 무슨 꼴이냐고? 토끼몰이 갔다가 코가 깨져 돌아온 사냥꾼처럼 창피하게시리. 다 지난 일인데...하지만 하성봉이가 미꾸라지 같이 뺀질뺀질하게 나대는 꼴을 옆에서 빤히 보고만 있어야 하냐구. 아니야, 다 지난 일인데, 다 지난 일이고 말고.
봉석은 잊기 위해 손을 잽싸게 놀려보지만 다시금 약이 뻗쳐오르고 뜨거운 주먹이 …
관리자
2019-01-22 00:33:18
[철강수첩] 9장 말뚝
9. 말뚝
식당이라 해보았자 돌공장과 인근 몇 개의 공장 인부들에게 밥을 해주기 위해 슬레이트 지붕을 달아내 나무 의자와 목로 등을 시설해 놓은 동네 슈퍼였다. 반찬은 무를 넣은 고등어조림, 꼬막, 김치에 콩나물국이 전부였지만, 식 때마다 올라오는 두릅, 지칭개, 씀바귀, 돌미나리 등의 나물들, 수북하게 퍼주는 밥은 출출하고도 쓰린 속을 달래는 데 부족하진 않았다. 오늘은 호박고지, 가지, 시금치, 고…
관리자
2019-01-22 00:32:00
[철강수첩] 8장 십 년이면 강산만 변한다?
8. 십 년이면 강산만 변한다?
"재기 녀석은 요령은 좀 있다캐도 덜렁덜렁한 게 탈이라. 저게 뭐꼬? 쫄따구가 낮잠 자지 말고 좀 부지런히 치우면 안 돼나 말이다. 봉석이 니도 얘기 좀 하라 마."
주 반장이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며 견삭기, 용접면, 몽키, 와이어줄, 그라인더가 어지러이 틀어박힌 공구통을 힐긋 쳐다보며 말했다. 밖은 어둑어둑했지만 그라인더 소리, 용접기 우는 소리가 여전히 시끄럽게 들려왔다. 일…
관리자
2019-01-22 00:29:43
[철강수첩] 7장 그냥은 못 가는 사람들
7. 그냥은 못 가는 사람들
아무리 시멘트벽을 더듬적거려도 스위치는 쉽게 손안에 쥐어지지 않는다. 목이 깔깔하고 속 또한 답답한데 누가 머리칼을 잡아채는 듯 뒷골 또한 어지럽게 쑤셔댄다. 배꼽 밑에 팬티를 찢을 듯 뻐근하게 부풀어오른 고것 때문에라도 몸을 움직거리는 것이 아주 불편하다.
겨우겨우 스위치를 찾아 밀었다. 툭, 하며 불이 켜지자 어둠이 왈칵 뒤로 밀리며 전기 줄에 내 걸린 양말, 런닝, 팬티…
관리자
2019-01-22 00:27:43
[철강수첩] 6장 한 여름 밤의 축제
6. 한 여름 밤의 축제
사람들을 앞뒤에 태운 타이탄 트럭은 해변도로를 쌩쌩 달려나갔다. 일렁이는 암녹색 파도 위로 갈매기 떼 나울나울 춤추는 바다는 언제 보아도 눈이 부시다. 지릿하고 텁텁한 바닷바람이었지만, 단추 살품 사이를 파고들어 가슴에서 등허리까지 사그리 시원하다. 실타래 같이 풀어져 내리는 햇살이 얼굴에 거미줄처럼 휘감기는 것을 보면 아직 해는 많이 남아 있다. 카스테레오 음악을 방방거리며 차…
관리자
2019-01-22 00:26:03
[철강수첩] 5장 평화란 그늘과 함게 있어서 아름답다
5. 평화란 그늘과 함께 있어서 아름답다
탁, 소리도 경쾌하게 번호가 새겨진 공이 반반하게 골라진 마당을 도르르 굴러갔다. 할머니가 선캡을 두르고 고개를 갸웃갸웃하는 것도 아름답지만, 공이 빠르게 굴러가도 빨간 연지 입술에 웃음을 킥킥 흘리며 늘쩡늘쩡 걸어가는 것은 더 아름답다. 적색 조끼를 입은 노인네가 발빠르게 다가가 크게 손짓을 하면서도 소곤소곤 공을 쳐야 할 방향을 가르쳐주는 것도 멋지고, 방향이…
관리자
2019-01-22 00:24:27
[철강수첩] 4장 하늘 나는 저 새는
4. 하늘 나는 저 새는
다음날 새벽, 삼식은 막사를 나와 술이 덜 깬 얼얼한 기분 그대로 헛간 쪽으로 비척비척 걸어갔다. 사방이 새벽안개에 자우룩이 잠겨 있었지만, 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시원했다. 풀숲에 김이 폴폴 나며 풀벌레 소리가 잦아드는데, 아카시아 숲 둔덕 밑 끄무레한 헛간 쪽에서 쓰윽 하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새카만 그림자가 불쑥 튀어나왔다.
"누 누구여?"
삼식은 찔끔 오줌을 자르고는 훌떡 뒤…
관리자
2019-01-22 00:22:41
[철강수첩] 제3장 환영식
3. 환영식
숙사 앞 토방에 어빡자빡 벗어 젖혀둔 작업화들 사이로 쇠파리 떼들이 달려들었다. 아카시아나무 밑에 평상이 은근하게 놓여 있었으나 아직 날은 뜨거웠다. 봉석과 삼식은 갓방에서 장기를 두고, 가수 최는 웃통을 벗은 채 세면장 옆방 노란 장판 위에 신문지를 깔아놓고 화투 패를 뗀다. 그 옆에 박씨가 팬티만 입은 채 새카만 털이 뭉성뭉성한 다리를 쭉 뻗대고 두 손을 뒤로 받친 채 선풍기 바람을 맞고 있다. …
관리자
2019-01-21 23:5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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